- 압도적인 리듬감으로 몰입시키는 액션 연출
- 삼자 대결 구도가 만든 팽팽한 서스펜스
- 마석도 세계관의 확장과 시리즈의 진화
<범죄도시3>는 단순히 강력계 형사의 범죄 소탕극을 뛰어넘는다. 시리즈의 정체성과 스타일은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서 새로운 인물과 갈등 구조, 확장된 세계관을 끌어오며 ‘속편의 진화’가 무엇인지를 증명해낸 작품이다. 나는 이 영화를 관람한 후, 처음으로 "이 시리즈는 계속될수록 더 흥미로워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보통은 시리즈가 길어질수록 피로감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범죄도시>는 정반대다.
1편에서는 장첸(윤계상), 2편에서는 강해상(손석구)이 각기 다른 스타일의 악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면, <범죄도시3>는 그 둘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조여온다. 일본 야쿠자 출신의 '리키'(아오키 무네타카)와 국내 불법 신약 유통의 핵심 '장도우'(이준혁)가 동시에 등장하며, 시리즈 최초의 ‘이중 악역’ 구도를 형성한다. 그 사이에서 마석도(마동석)는 혼자 싸우는 게 아니라, 훨씬 복잡한 지형 속에서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나는 이 구도가 이번 작품을 한층 풍성하고 다층적으로 만들었다고 느꼈다.
또한 이번 영화는 이전보다 훨씬 더 시네마틱해졌다. 액션의 크기나 속도뿐 아니라, 인물 간 대립의 강도, 주변 인물들의 활약도 균형 있게 분배되어 있다. 특히 마석도가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는 구조가 아니라, 후배 형사들과의 유기적 협업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장면들이 인상 깊었다. 시리즈가 성장하고 있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범죄도시3>의 매력은 여전히 ‘쾌감’에 있다. 거친 대사와 주먹이 오가는 폭력의 순간조차 시원함으로 승화시키는 이 시리즈 특유의 템포와 연출은 여전히 건재했다. 나는 이번 작품이 특히 ‘리듬감’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시리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대사, 액션, 편집이 모두 물 흐르듯 이어져 극장 안의 관객들이 박장대소와 탄성을 동시에 내지르게 만든다.
이제부터는 <범죄도시3>가 왜 또 한 번의 진화였는지를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보려 한다. 첫째는 이번 영화가 가장 잘 해낸 ‘리듬감 있는 액션’의 정교한 구성, 둘째는 ‘이중 악역’이라는 전례 없는 대결 구도가 만들어낸 서스펜스, 셋째는 마석도를 중심으로 한 세계관의 확장과 시리즈의 지속 가능성이다. 이 세 요소는 <범죄도시3>를 단지 성공한 속편이 아닌,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만들었다.

1. 압도적인 리듬감으로 몰입시키는 액션 연출
<범죄도시3>는 무엇보다 ‘리듬감’이 빛나는 영화다. 나는 이 시리즈가 원래도 타격감 있는 액션으로 정평이 나 있었지만, 이번 편에서는 그 액션의 흐름이 유난히 ‘음악적’이라고 느껴졌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박자를 타고 흘러가듯 자연스러웠고, 액션이 단순히 때리고 부수는 것이 아니라 ‘서사의 흐름’ 안에서 유기적으로 존재했다.
특히 마석도(마동석)가 등장하는 액션 시퀀스는 단순한 체력적 우위를 과시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그의 액션은 타격감도 타격감이지만, ‘타이밍’이 정말 뛰어나다. 주먹이 날아가는 타이밍, 상대가 맞고 튕겨 나가는 간격, 그 순간 터지는 음악과 컷의 전환—all of it fits like a drum beat. 나는 이 리듬이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인물별 액션의 스타일이 확실히 다르다. 장도우(이준혁)는 날카롭고 치밀한 스타일,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는 빠르고 잔인한 카리스마, 마석도는 여전히 묵직한 압도형 주먹이다. 이 세 가지 액션이 한 영화 안에서 교차되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하게 만든다.
영화 중반 이후 펼쳐지는 공장 액션 시퀀스나 호텔에서의 추격전은 단순한 액션의 반복이 아니라, 장면마다 톤이 다르고 감정이 달라서 흥미를 유지시킨다. 나는 이런 점에서 <범죄도시3>가 ‘액션의 양이 많다’기보다는 ‘액션의 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 중 하나는 ‘편집’이다. 전편들에 비해 컷 전환이 훨씬 빠르고 세련되며, 액션의 흐름을 명확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덕분에 관객은 복잡한 장면에서도 시선이 흐트러지지 않고, 몰입할 수 있다.
결국 <범죄도시3>는 액션이 중심이 되되, 그것을 단순한 자극으로 사용하지 않고, 이야기와 캐릭터의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로 활용한다. 나는 이 지점이야말로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성숙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2. 삼자 대결 구도가 만든 팽팽한 서스펜스
이번 <범죄도시3>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 중 하나는 ‘악당이 두 명’이라는 설정이다. 이는 단순히 긴장감을 두 배로 늘리는 구성을 넘어서, 악역들 간의 긴장과 협잡, 배신까지 포괄하면서 훨씬 더 다층적인 서사를 만들어낸다. 나는 이 구도가 이전 시리즈들과는 완전히 다른 에너지로 다가왔다.
기존의 <범죄도시> 시리즈에서는 악당 한 명이 마석도와 1대1로 맞붙는 구도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준혁이 연기한 ‘장도우’와 아오키 무네타카가 연기한 ‘리키’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악역이 동시에 등장하며, 영화의 판이 한층 커진다.
장도우는 국내 마약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는 인물로, 냉정하고 계산적인 성격의 범죄자다. 그는 단순한 폭력배가 아니라 조직의 확장과 유지에 집착하는 실리적 악당이다. 반면 리키는 일본 야쿠자 출신으로, 정리된 논리보다 ‘힘’과 ‘공포’로 상대를 제압하는 스타일이다. 이 둘의 결합은 처음엔 협업처럼 보이지만, 결국엔 서로를 견제하고 배신하는 복잡한 구도를 형성한다.
나는 이 악당 둘 사이의 균열이 후반부로 갈수록 팽팽한 긴장을 만들어낸다고 느꼈다. 그들은 마석도보다 서로를 더 무서워하고, 믿지 못한다. 이 기묘한 적대적 협력 관계는 보는 내내 영화의 밀도를 높였다.
그리고 이 구도 덕분에 마석도는 ‘한 명의 적’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판’을 정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점이 <범죄도시3>를 단순히 권선징악의 이야기에서 ‘상황을 지배하는 자 vs 지배 당하는 자’의 복잡한 심리전으로 확장시켰다고 본다.
특히 중반 이후부터 장도우와 리키가 서로를 배신하고 갈라서는 시점부터 영화는 마치 체스를 두는 것처럼 진행된다. 내가 이 구도가 좋았던 건, 단지 화끈한 액션 이상의 두뇌 싸움이 숨어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집중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삼자 대결 구도’는 이번 <범죄도시3>가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전략적으로 짜인 서사를 가지고 있다는 걸 증명해준다. 나는 이 설정이 시리즈의 방향을 전환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3. 마석도 세계관의 확장과 시리즈의 진화
<범죄도시3>는 단순히 한 사건의 해결을 넘어서, ‘마석도’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하나의 세계관이 확장되어 가는 느낌을 준다. 나는 이 점이야말로 이번 영화의 가장 큰 성취라고 생각한다.
마석도는 이제 단순한 강력반 형사가 아니다. 그는 강서경찰서에서 광수대로 전출되었고, 그 과정에서 한 명의 베테랑 수사관이자 팀 리더로 성장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후배 형사들과의 팀워크, 다양한 수사 조직과의 협업 등이 부각되며, 마석도라는 인물이 개인 플레이어가 아니라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는 조직의 중심’이 되었다는 점이 드러난다.
또한 이번 편에서는 한국 경찰 내부의 다양한 인물들, 예를 들어 정보국, 외사팀 등 다양한 조직들이 등장하며, 마석도를 중심으로 한 경찰 조직의 확장이 암시된다. 나는 이 점에서 앞으로 ‘범죄도시 유니버스’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느꼈다.
마동석은 여전히 캐릭터에 딱 맞는 연기를 선보이며, 캐릭터와 배우가 거의 동일체처럼 느껴진다. 그는 여전히 묵직한 주먹, 짧고 강한 대사, 그리고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려낸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감정의 깊이가 느껴지는 순간들도 많았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건, 영화 전반에 깔린 ‘형사 히어로물’의 정서다. 기존 범죄물은 범죄자의 잔혹함에 더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형사의 일상’과 ‘공공의 정의 실현’에 대한 시선이 더 부각된다. 나는 이 변화가 시리즈의 성격을 바꾸는 시점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결국 <범죄도시3>는 시리즈가 단순히 숫자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서사와 세계가 함께 진화해 나가는 드문 예시다. 그리고 이 세계관은 앞으로도 마석도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계속 확장될 것이다. 나는 이미 4편을 기다리고 있고, 이 세계가 얼마나 더 넓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범죄도시3>는 단지 시리즈의 연장이 아니라, 시리즈의 정체성을 새롭게 다듬고 확장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단순히 재미를 넘어서 ‘이 시리즈는 왜 이렇게 흥미롭고 지속 가능한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 중심에는 변하지 않는 마석도의 캐릭터가 있고, 변화를 시도하는 이야기 구조가 있다. 그리고 그 둘의 균형을 잘 맞춘 것이 바로 이번 3편이었다. ‘변하지 않으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이고, <범죄도시3>는 그것을 해냈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높게 평가하고 싶은 건, 이 시리즈가 여전히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 악인은 반드시 응징된다. 하지만 그 과정이 단순하지 않고,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동반한다. 그래서 이 시리즈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서, 한국 사회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는 대중적 장르물로 성장했다.
이번 <범죄도시3>는 그런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교두보였다고 생각한다. 복잡한 악역 구도, 다양한 팀플레이, 그리고 조금씩 인간적인 깊이를 더해가는 마석도라는 캐릭터는 이 시리즈가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나는 이 영화가 단순히 ‘때려잡는 마석도’의 이야기가 아니라, ‘정의를 다시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그렇게 되리라는 확신도 든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범죄도시3>는 "또 나왔네"가 아니라, "역시 나왔다"는 말을 듣기에 충분한 영화였다고. 다음 편이 기다려지는 시리즈, 그것이 <범죄도시>다.